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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19 봄의 전설 모나코 그랑프리

   매년 가을이 되면 많은 이들의 눈과 귀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야구장으로 집중이 된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이른바 '가을 야구'라고 불리는 이 기간에 많은 명경기들이 나오고 수 많은 팬들은 환희와 좌절을 경험한다. 사람들은 이런 포스트시즌을 '가을의 전설'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의 전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뿐만 아니라 많은 스포츠들은 그 나름대로 중요한 경기들이 있다. 예를들어 유럽축구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나 국가대표 축구팀의 월드컵 미국 대학농구 NCAA의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토너먼트 같은거 말이다. F1에서도 골프나 테니스처럼 나름 '메이저'급 대회로 불리는 그랑프리들이 있다. F1 역사에서 초창기 부터 그 역사를 함께한  영국, 이탈리아 그랑프리 그리고 매년 5월 전설을 만들어내는 모나코 그랑프리가 바로 그것이다.



봄의 전설의 역사


초창기 모나코 그랑프리 포스터


   모나코 그랑프리가 시작한것은 1929년으로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모나코인 안소니 노지스(Anthony Noghès)가 모나코의 군주였던 루이 2세 공(Prince Louis II)를 설득해서 그 당시 유행하던 그랑프리 월드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한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미 모나코는 1911년부터 모나코 랠리를 개최하고 있었기에 모터 스포츠의 기반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이 작은 나라의 그것도 가장 번화가인 몬테 카를로 시내의 도로를 서킷으로 만들어 대회를 연다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아이디어 였다. 처음에 루이 2세 역시 이 제안에 반대를 했지만 노지스의 간곡한 설득에 넘어갔다고 한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열린 첫 대회는 영국의 윌리엄 그로버-윌리엄즈(William Grover-Williams)가 부가티 머신을 타고 100바퀴를 돌며 우승을 차지한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후 모나코 그랑프리는 꾸준히 월드 챔피언십에 속한 그랑프리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당시 기본 10킬로미터는 가볍게 넘어주고 코너보단 직선위주의 형태였던 그랑프리 서킷에 비해 3킬로미터의 짧은 거리와 당시로썬 꽤나 기술이 필요했던 다양한 코너들로 모나코 그랑프리는 좀 더 독특한 위치에 서게된다. 또한 지중해의 관광지라는 것까지 어울려 많은 관객들을 유치하기도 했다.

   1937년 대회가 치뤄진 뒤 유럽의 많은 스포츠 이벤트들이 그랬듯이 모나코 그랑프리 역시 전쟁의 포화를 피해갈 수 없었고, 1948년까지 10년넘게 대회가 치뤄지지 못한다. 하지만 1948년 다시 챔피언십에 복귀하여 1950년 그랑프리 챔피언십이 포뮬러 원으로 재편되면서 F1의 챔피언십 그랑프리로 편입이 되었고(당시 F1은 드라이버 순위에 포인트가 들어가는 챔피언십 그랑프리와 포인트 계산에서 제외되는 논-챔피언십 그랑프리 두 가지 종류로 나눠져 있었다) 51, 53, 54년에 모나코 내부사정으로 열리지 못한적을 제외하곤 55년 이후 현재까지 단 한번도 F1 캘린더에 빠지지 않으면서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그랑프리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을 맞닿은 서킷은 모나코 그랑프리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일반인들에게 모나코 그랑프리가 특별한 이유는 그 오랜 역사에서 나왔던 수 많은 극적인 승부들도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다른 그랑프리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들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서킷들이 넓은 공터에서 만들어져서 허허벌판말고는 볼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의 호화보트들과 고풍스러운 남부 프랑스의 주택가와 시가지를 지나는 몬테카를로 서킷은 그 어느 서킷에서도 볼 수 없는 모나코만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화창한 봄 날씨는 이런 풍경들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는데, 기술의 발전으로 HD급의 고화질로 중계가 가능하면서 모나코 그랑프리의 풍경은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물론 이렇게 TV로 보는 것도 좋겠지만, 모나코 그랑프리를 스탠드에 앉아 '직관'하는 것은 많은 F1 팬들의 일종의 꿈과 같은 것이 되었다. 높은 물가와 호화로운 명품가게들이 넘쳐나는 모나코에서 F1 그랑프리를 관람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의 경제적 능력을 과시할 수 있고 혹여나 호화롭게 마리나 항구 선상에서 관람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호사스러움의 극치를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매년 모나코 그랑프리를 직관하려는 사람들은 부유층이 아닌 이상 그야말로 큰 맘을 먹고 티켓을 끊는다고 하는데, 모나코 그랑프리를 그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그랑프리라고 할만 하겠다.




가장 어려운 그랑프리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몬테카를로 시가지 서킷



   일반인들에게 모나코 그랑프리가 아름다운 몬테카를로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면, 모나코 그랑프리에 직접 참가하는 드라이버들에게는 F1 캘린더를 통틀어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서킷에서 경쟁하는 가장 어려운 그랑프리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모나코 그랑프리가 열리는 몬테카를로 시가지 서킷은 좁은 노폭과 극단적인 저속코너 그리고 F1 서킷중 유일하게 터널이 존재하고 있어 드라이버들에겐 최악의 환경을 자랑하며 F1 캘린더를 통틀어 평균속도가 가장 낮은 서킷이기도 하다. 또한 공도로를 임시로 변형하는 서킷이기에 노면도 상당히 좋지 않기에 타이어 관리에도 큰 신경을 써야하는 하는 서킷이다.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서킷 특성상 비라도 내리기라도 하면 드라이버들에겐 생지옥(?) 연출하게 해주는데, 1996년 모나코 그랑프리는 중간에 비가 몰아치면서 사고등으로 22명 중 단 3명만 완주를 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모나코 그랑프리의 특수성 때문에 많은 드라이버들에게 모나코 우승은 다른 그랑프리 우승보다도 더욱 값진 기억으로 남게 되는데, 96년 그랑프리를 우승한 올리비에 파니스(Olivier Panis)나 06년 우승자는 야노 트룰리(Jarno Trulli)는 F1 커리어에 유일한 우승이 모나코 그랑프리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월드 챔피언이라고 해서 모나코 그랑프리를 우승한다는 것은 아닌지라, F1 초대 더블 챔피언인 알베르토 아스카리(Alberto Ascari)나 8,90년대 4대 드라이버 중 한명이었던 나이젤 만셀(Nigel Mansell)과 넬슨 피케(Nelson Piquet)는 단 한번도 모나코 그랑프리를 우승하지 못했었다.




미스터 모나코


'미스터 모나코' 그레이엄 힐과 아일톤 세나



   그 어느 스포츠대회든 전설적인 인물이 있기 마련인데, 모나코 그랑프리 역시 그렇다. 특히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던 드라이버를 사람들은 '미스터 모나코'라고 불렀는데 일반적으로 60년대를 주름잡던 원조 미스터 모나코 그레이엄 힐(Graham Hill)과 전무후무한 모나코 그랑프리 5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아일톤 세나(Ayrton Senna)가 그 주인공들이다.

   그레이엄 힐은 최초로 모나코 그랑프리를 3연패를 기록하며 총 5번 우승했는데 3연패와 2연패를 연속으로 기록하면서 세운 기록이었다. 이 5번의 우승으로 사람들은 힐을 '미스터 모나코'라고 불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지금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드라이버의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뿐만 아니라 힐은 인디 500과 르망 24시 레이스를 모두 우승한 유일한 드라이버로 역사에 남아있다) 힐과 함께 모나코 그랑프리를 5회 우승한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는 같은 우승횟수에도 불구하고 94, 95년 2연패를 제외하고는 그 우승의 간격이 꽤나 긴 편이고 최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모나코에서 우승을 못하면서 '미스터 모나코'라는 칭호가 붙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는 편이다.

   그레이엄 힐과 함께 미스터 모나코로 불리는 아일톤 세나는 데뷔시즌인 84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빗속을 뚫고 2위로 들어오면서 모나코의 최강자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렸고 87년 로터스 소속으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89년부터 사고로 사망하기 바로 전해인 93년도 까지 전무후무한 모나코 그랑프리 5연패를 달성한 인물이다. 88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도 폴 포지션을 차지하며 레이스에서도 2위와 40여초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였으나 머신이 트러블을 일으키며 리타이어했는데 만약 이때 머신 트러블 없이 우승을 했다면 모나코 그랑프리 7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까지도 아일톤 세나가 가지고 있는 모나코 그랑프리 6회 우승은 개인으로 모나코 그랑프리 우승 최다 기록이며 2013년 현재 현역으로 가장 많이 모나코 그랑프리를 우승한 페르난도 알론소(Fernando Alonso)와 마크 웨버(Mark Webber)가 2회 우승인걸 생각하면, 앞으로도 이 기록을 깨지긴 어렵다고 보며 특히 모나코 5연패는 불멸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후의 성역


모나코 그랑프리는 모나코 공국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그랑프리가 FIA의 승인을 받고 있는 각국의 ASN이 주관하고 있는데 반해 모나코 그랑프리는 모나코 공국에서 직접 주관하고 있다. 또한 모든 그랑프리가 F1의 상업적 행위를 관장하는 FOM의 계약으로 서킷내의 광고권을 계약하지만 모나코 그랑프리만큼은 예외로 모나코 당국에서 광고계약을 하고 있다. 이렇게 여타 그랑프리와는 다른 모나코 그랑프리만의 특징은 모나코 그랑프리를 F1의 '최후의 성역'으로 만들고 있다. 모나코 그랑프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실버스톤(Silverstone) 서킷이나 이탈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몬자(Monza) 서킷도 FIA나 FOM이 스폰서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랑프리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지만 모나코에 대해서는 이런 발언들을 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유럽내에서 F1 그랑프리를 확대하는 것이 환경문제 소음문제등으로 많은 반발을 불러오면서 FIA가 아시아나 미주대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모나코는 F1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자존심으로 계속 남아 있을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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