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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2 러시 : 더 라이벌 시사회 후기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지난 4월에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42'가 국내에 개봉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러시(원제는 'Rush'였고 이전부터 영화 제작 소식을 알고 있었기에 계속 러시라고 부르겠습니다)가 국내에 개봉하는건 어렵지 않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영화가 국내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빨리 개봉날짜만 기다리고 있던 어느날. 제 블로그에 홍보사 직원분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그게 다름아닌 러시 시사회에 초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혹시 사기가 아닐까?'라는 의심반 기대반으로 메일 보냈었는데 정말 시사회에 초대하는 것이었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기대하던 러시를 시사회에서 다른분들보다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영화의 줄거리는 1976년 F1 시즌에 뛰었던 두 드라이버 '니키 라우다'와 '제임스 헌트'의 라이벌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잠시 당시 이야기를 하자면 이미 라우다는 전년도 챔피언에 올랐고 F1을 모르는 사람들도 다 아는 그 유명한 페라리 팀의 드라이버 였습니다. 이에 반해 헌트는 뛰어난 실력의 드라이버였지만 멕라렌 팀 내에서도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섹스와 술, 담배, 약물에 쩔어있는 삶을 사는 드라이버였습니다.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두 천재 드라이버의 대결이라는 어찌보면 진부해 보일수도 있는 소재를 감독은 생각보다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라우다와 헌트 두 사람의 관점을 모두 보여주면서 결국 이 둘의 대결의 종착점이 되는 일본 그랑프리까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그 안에 살려야 할 것들을 최대한 보려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해보이더군요(시사회에 코멘터리를 하신 국내 최고의 F1 권위자 윤제수 SBS ESPN F1 해설위원의 말대로 이둘의 모든 그랑프리를 보여줬다면 20부작 짜리 드라마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제가 제일 인상깊게 여겼던 것은 다름아닌 1976년 F1 시즌을 통째로 가져다 놓은듯한 디테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 촬영을 위해 당시에 사용하던 F1 머신들을 총 동원해서 찍었고, 실제 경기가 열렸던 뉘르부르크링, 몬자, 후지 스피드웨이 등에서 촬영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머신들이 내던 엔진음까지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실제 영화관에서 나오는 엔진소리는 정말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서킷의 소음을 많이 닮았습니다. 차뿐만 아니라 현재는 법적으로 금지 되어있는 담배회사 광고가 한창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던 1970년대에 맞게 담배 광고를 붙인 머신들이 여과없이 나오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최근에 F1 공식 홈페이지나 각 팀들도 과거 담배회사 스폰서쉽을 받던 머신들의 사진을 다시 올릴땐 모든 담배 광고들을 포토샵으로 제거하고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디테일을 위해 광고들을 모두 살려 놨다는 것이죠)

 

  물론 F1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이런 디테일에 상당한 감동을 먹겠지만, F1에 대해 생소한 팬들이 보더라고 이 영화는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두 드라이버의 라이벌 구도는 그 어떤 스포츠에서 보기 쉬운 유형의 라이벌리는 아니었으니깐요(왜 다른지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게 될겁니다). 또한 국내에서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크리스 햄즈워스의 제임스 헌트가 환생한 듯한 호연은 상당한 재미를 줍니다.

 

  상당히 좋은 영화였지만 한가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건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F1 머신의 셋업을 튜닝이라고 표현하는것과 당시에 활약하던 다른 드라이버들의 이름표기가 잘못된 것 ('요헨 마스'를 '매스'라고 부르거나 '카를로스 로이테만'을 '레우트만'이라고 부른 것)은 좀 아쉽습니다. 하지만 단지 이건 번역의 문제이지 극 전체에 해를 끼치는 정도는 아닙니다.

 

 

실제 니키 라우다와 제임스 헌트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 중에 한명인 제임스 헌트는 1993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먼저 떠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살아있는 니키 라우다는 런던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제작진에 대한 고마움과 헌트가 이 영화를 봤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합니다.

 

  F1 역사에서 세나-프로스트의 라이벌 구도 이전에 가장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선보였던 이 두 드라이버의 이야기를 다룬 러시: 더 라이벌은 10월 9일부터 극장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F1 팬들에게는 과거 F1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F1을 모르는 분들에겐 두 남자의 치열한 대결을 확인하는 스포츠 영화로서 오락영화로서의 장점을 고루 가지고 있으니 꼭 한번 극장에서 보셨으면 합니다.

Posted by 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