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난장판이 되었다



   씁쓸했다. 경기 종료 후 우즈베키스탄이 추가골을 넣고 있을순간에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들기도 했다. 다행히(?) 타슈켄트에 비극은 들려오지 않았고 모로가도 서울만 가라고 했듯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워낙 졸전끝에 나온 결과라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국민들의 분노가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고 몇몇 누리꾼들은 일부 선수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있다.




1. 이란은 잊어도 된다.


   경기종료 후 이란 케이로스 감독의 이른바 '주먹감자' 제스쳐와 일부 이란 선수들이 최강희 감독에게 거는 도발로 인해 관중석에 맥주캔과 페트병들이 이란선수에게 직접 날아왔다. 경기 전/후에 보여준 그들의 매너없는 행동에 대해서 분노할 수 밖에 없지만 본선에서 우리가 이란을 만날일은 없고 또한 만나서도 안된다(이란이 결승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꼴은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 없다!!!). 확실한건 우린 티비를 켜고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들이 이란을 신나게 요리하는 모습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2. 예선은 본선과 연장선상이 아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스포츠인 F1에서도 예선이 존재한다. 많은 드라이버들이 출발선 가장 앞 자리인 폴 포지션에 앉기 위해 사력을 펼치지만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해도 다음날 본 레이스에 좋은 결과를 선사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는 F1 뿐만 아니라 축구에서도 많이 보여줬다. 2002년 남미 예선에서 승승장구하던 아르헨티나는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충격의 조별 라운드 탈락을 경험했고, 2006년 유럽예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던 이탈리아는 월드컵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예는 우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2001년 이맘때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히딩크는 이른바 5-0 감독에 올랐고 제작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홍명보는 자신의 빛나는 커리어에 실컷 먹칠을 하고 있었다. 예선에서의 성적이 본선과 비례하는건 절대로 아니다.



이명주는 이번 예선에서 배출한 또 다른 스타다




3. 우리의 선수층은 얕지 않다.


   항상 유소년 육성의 필요성은 축구계에서 입이 닳도록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번에 일본이 승승장구하며 본선에 올라간 이유에도 수십년간 닦아온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에 대한 보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 뛰어난 신예선수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보일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의 선수층은 생각한 만큼 얕지 않다. 이번 세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된 이명주나 마지막 경기에서 실수를 하긴했지만 이전까지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던 김영권 그리고 올림픽의 스타이기도 했던 박종우 모두 우리가 기존에 있던 유스풀을 활용해서 성인대표팀에 뛰게된 선수들이다. 대표팀의 핵심선수가 된 기성용, 구자철이 이런 루트를 통해 대표팀에서 활약한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선수층 역시 얕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만하다.




모든 멍에를 지게되었지만 어쨌든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떠난다



4. 어쨌든 최강희는 떠난다.


   많은 비난이 있었고 감독 본인 역시 감독직에 대한 미련 없었기에 본선진출을 목표로 했고 그 과정이야 어쨌든 협회가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는 떠난다. 어쩌면 최강희 감독의 선수기용이나 전술에 있어서 많은 이들(특히 나같은 일반인들)의 비판과 비난이 있어 왔는데, 그가 감독직을 그만 둔 다는 것 자체가 소모적인 논쟁을 없앨 수 있다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일단 최강희는 떠난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국민들은 모두 새로운 감독이 빨리 그리고 현명하게 선임되기를 바라도록 해야한다.




5. 결국 우리 모두는 츤데레다.


   우리나라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축구 국가대표팀 만큼 대중의 크나큰 관심을 갖는 팀은 없을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인기 스포츠 팀은 'FC 코리아'라는 이야기가 농담이 아닌걸 보면 말이다. 졸전을 보여주긴 했지만 어쨌든 본선에 올라갔고 우린 내년에 또 한번 축구에 인생을 거는 어리석은 짓거리를 하면서 웃고 울게 될 것이다. 항상 욕하고 보지만 그래도 경기가 있으면 채널을 자연스럽게 돌리게되는걸 보면 우리 모두 국가대표팀에 대한 츤데레들이다.

Posted by 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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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좀 빡쳐서 몇번 보다 말다 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문제점이 강팀을 상대로 한번에 드러나게 된 어찌보면 정말 좋은 평가전이면서 많은 숙제를 최강희 감독에게 안겨준 크로아티어 선생님이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좌우 풀백과 샌터백과의 호흡문제가 여러번 지속되었었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서 확실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최종예선 그리고 향후 본선에 나갈경우에도 우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봅니다. QPR로 이적하는 윤석영이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성인대표팀에선 아직 어떨지 모르겠다는게 제 생각인지라.. 일단 가장 중요한건 왼쪽 풀백의 자리라고 생각되네요. 오늘 선발로 출전한 최재수도 아직은 국대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네요


샌터백 역시 이정수의 폼이 전성기였던 09~11년의 모습은 더 이상 아닌거 같습니다. 대안으로 뽑히고 있는 정인환의 경우는 곽태휘와의 호흡이 더 필요한거 같네요. 개인적으로 정인환의 성장이 좋습니다만 아직 국대에서의 호흡이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쓰다보니 포백의 전체적인 호흡 조율이 필요할거 같네요. 특히 오늘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서로간 눈치를 보다가 올리치에게 공간을 내주던 모습은 발이 많이 안 맞춰진 느낌이 듭니다.


공격진에 있어서는 박주영-이동국 조합이 마치 제라드-램퍼드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듭니다. 둘의 호흡의 문제인건지 아니면 이 둘을 활용할만한 전술이 대표팀에서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건지 모르겠네요... 나머지 맴버들의 호흡은 큰 문제가 없었던거 같습니다. 단지 한가지만 짚어 내자면 선수들이 너무 볼을 얘쁘게 차려고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축구라는건 얘쁘지 않아도 골을 만들어 내면 된다가 저의 지론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한국축구는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뛰어난 결과를 남긴것을 생각하면 '아름다움'을 굳이 추구해야 할진 전 잘 모르겠네요


물론 오늘 완패를 한 경기였지만 현재 대표팀의 포커스는 최종예선입니다. 앞으로의 최종예선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린다는것은 어쩌면 다행이네요. 최근 원정경기로 열렸던 최종예선 경기와 지난해 말에 열렸던 호주와의 경기 그리고 오늘 경기를 포함해서 아직까지 대표팀의 승이 없는게 좀 우려스럽습니다. 3월 26일 상암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반전이 있길 바랍니다.

Posted by 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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