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원문 기사 : http://www.bbc.co.uk/sport/0/formula1/18690210

※ 몇몇 사진은 실제 BBC기사에는 없는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질 빌르너브(Gilles Villeneuve)


국적 : 캐나다

그랑프리 참여 : 68회

월드챔피언 : 0회 (1979년 2위가 최고성적)

그랑프리 우승 : 6회

포디엄(시상대) : 13회

폴 포지션 : 2회

기타사항 : 1997년 챔피언 자크 빌르너브(Jaques Villeneuve)의 아버지

               캐나다 그랑프리가 열리는 서킷이 그의 이름을 딴 질 빌르너브 서킷




질 빌르너브는 4년간의 짧은 F1 커리어에서 단 6번의 그랑프리 우승밖에 해내지 못했지만, 그의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은 F1 그랑프리의 영웅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단 빌르너브의 이름이 아일톤 세나(Ayrton Senna), 짐 클락(Jim Clark) 후안 마누엘 판지오(Juan Manuel Fangio)등과 함께 이 리스트에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매우 상투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정말 가히 세상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라고 할 정도로 타고난 드라이버이자 무모한 드라이버였다.



1979년 네덜란드 그랑프리에서 이 왜소한 캐나다인은 바퀴가 떨어져나가 세 바퀴로 굴러가던 머신을 상상도 못할 속도로 몰아가며 피트에 들어와선 어떻게 해서든 리드를 지키고 있던 레이스에 복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 모습이야말로 그의 무모함과 스피드를 모두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BBC F1의 해설자인 에디 조단(Eddie Jordan)은 “그는 한 번도 챔피언이 못된 훌리건같은 사람이었죠. 정말 차를 바보 같이 몰았어요”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아주 매력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만약 그가 조금 더 오래 살았다면 몇 번의 타이틀을 가져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한다.



1979년 네덜란드 그랑프리에서 세바퀴로 달리는 빌르너브




의심의 여지없이 당시 빌르너브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혹사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커리어를 걸쳐 최고의 머신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전설적인 페라리의 디자이너인 마우로 포지에리(Mauro Forghieri)는 “분노의 승리”라고 표현했었다) 또한 그의 재능이 그가 모는 머신들의 성능까지 격하시켰던 이유도 있었다. 아마도 그 어느 드라이버라도 빌르너브가 직접 몰았던 머신의 성능을 그가 했던 만큼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니 페라리(Ferrari)에서 뛰지 않았던 그의 F1 데뷔부터 그의 특별했던 재능을 보여준 여러 그랑프리들을 보는 것은 상당히 값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1977년 실버스톤(Silverstone)에서 열린 영국 그랑프리에서 그는 맥라렌의 구식 머신으로 신형 머신을 가지고 출전한 팀 메이트 요헨 마스(Jochen Mass)를 퀄리파잉에서 압도했다. 그러나 빠른 피트스탑으로 인해 그는 폴 포지션을 차지한 제임스 헌트(James Hunt)뿐만 아니라 팀 메이트에게 두 바퀴나 뒤처지게 되고 그 상태로 레이스를 마치고 만다.


1978년 몬자에서는 레이스 내내 선두를 놓고 자신 보다 빨랐던 머신인 로터스 79(Lotus 79)를 몰던 마리오 안드레티(Mario Andretti)와 함께 배틀을 벌였다.


1979년 남아공에서는 팀 메이트인 조디 셱터(Jody Scheckter)를 33랩동안 30초가량 차이를 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 있었던 미국 동부 그랑프리 연습세션은 폭우 속에서 시작했었다. 당시 셱터는 자신이 가장 빠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세션에 임했다. 그러나 그가 페라리의 차고로 들어온 순간, 그는 빌르너브가 자신보다 랩당 10초씩이나 빠르다는 것은 발견한다.

 

1980년의 모나코 그랑프리도 폭우속에서 열렸다. 당시 빌르너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페라리의 머신과 슬릭 타이어(주: 맑은 날씨에 사용하는 홈이 파이지 않은 타이어)를 가지고 다른 드라이버보다 랩당 5초씩이나 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1980년 모나코 그랑프리에서의 빌르너브




물론 이것들 말고도 그의 경이로운 그랑프리 리스트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그에게 과분한 선물이라 할 수 있는 1981년 모나코와 스페인에서의 승리가 단연 최고라 할 것이다.



이 두 번의 그랑프리 우승은 평소에 빌르너브를 무모하고 둔감한 핸들링의 드라이버라는 편견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당시 그의 드라이빙은 정말 섬세하고 정교했다.


1981년 페라리는 터보엔진을 채택하면서 타 팀보다 강력한 출력으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엔진의 성능만큼 섀시가 따라주지 않았고 모양은 마치 농기계처럼 크기만 했다. 빌르너브는 섀시를 보고 “빨간색 큰 케딜락”이라고 말했고, 모나코의 좁은 시가지 서킷에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빌르너브가 브라밤(Brabham)팀의 넬슨 피케(Nelson Piquet)에 이어 2번 그리드를 확보했지만 당시 F1의 많은 관계자들에게는 머신을 가볍게 해서 달리는 것이 유행이었다.


한편 빌르너브의 새로운 팀 메이트였던 디디에 피로니(Didier Pironi)(아마도 당시에 세상에서 두 번째로 빠른 드라이버 였을 것이다)는 빌르너브에게 2.5초 뒤쳐져 16번 그리드를 배정 받는다.


레이스에서 빌르너브의 페라리 머신은 날렵한 브라밤의 머신 뿐만 아니라 앨런 존스(Alan Jones)의 윌리엄즈 머신까지도 따라잡기 버거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브레이크를 관리하면서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피케와 존스가 사고와 머신문제로 뒤처지자 그들을 추월해 우승을 차지한다.


2주 뒤 스페인의 구불불한 하라마(Jarama) 서킷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모나코만큼 이나 각인될만한 명승부를 펼친다. 당시 그는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빈틈없는 드라이빙과 페라리 엔진의 강력한 출력으로 50랩 동안 4대의 차량을 가로막으며 우승을 차지한다. 당시 브라밤의 머신 디자이너였던 고든 머레이(Gordon Murray)는 트랙옆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자신이 본 최고의 드라이빙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페라리시절 팀 메이트인 디디에 피로니(좌)와 빌르너브(우)




그러나 빌르너브의 추종자들이 칭송하는 그의 드라이빙뿐만 아니라 그는 공격적이 드라이빙 속에서도 공평한 경쟁을 하던 진정한 드라이버였다. 1982년 챔피언을 차지한 케케 로즈버그(Keke Rosberg)는 그를 두고 “진정으로 위대한 드라이버”라고 평가하기도 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성품이 그의 죽음의 한 몫을 하기도 했다. 1982년 산 마리노 그랑프리에서 빌르너브는 팀 오더로 인해 1위로 달리던 피로니를 추월하지 못하고 우승을 빼앗기자 다시는 그와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빌르너브는 2주가 지난뒤 열렸던 그리고 그의 마지막이 된 벨기에 그랑프리 때 까지도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퀄리파잉 세션에서 그는 느리게 지나가던 마치(March)팀의 요헨 마스의 차를 만났고 순간의 판단 실수로 충돌을 일으키고 만다. 빌르너브의 페라리 머신은 트랙 밖으로 튕겨나가면서 그 역시 머신 밖으로 튕겨나갔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경추 손상으로 인해 사망하고 만다.



그를 추모하는 말들이 잇따랐다. 셱터는 “제가 그동안 본 드라이버 중 세상에서 가장 빠른 드라이버 였습니다”고 했고, 알랭 프로스트(Alain Prost)는 “남은 우리 프로 드라이버들에게 귀감이 될 마지막 드라이버입니다”하며 그를 추모했다. 마지막으로 1981년 빌르너브와 하라마 서킷에서 경쟁했던 자크 라피테(Jacques Laffite)는 “어느 인간도 기적을 행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질은 기적을 보여줬죠”로 그를 평가했다.


그와 커리어를 함께 하면서 머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의 드라이빙에 큰 인상을 받은 라이벌들은 위의 말들로 그를 평가하고 있다.




벨기에 그랑프리의 사고로 대파된 그의 페라리 머신. 이 사고로 그는 세상을 뜨고 만다




그의 드라이빙으로 그는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그의 재능에 큰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료 드라이버들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자주 목숨을 건 드라이빙은 결국 그 값을 치르고야 말았다.


Posted by 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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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ㄱㅅㄷ 2013.01.21 14: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어 보았습니다 ㅎㅎ
    앞으로 남은 드라이버들도 기대가 되네요

  2. 아직..;; 2013.09.10 1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짐 클라크랑 제임스 헌트, 키미 라이코넨이 안보이는군..;;

    ㅎㅎ 농담입니다..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